임산부와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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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30 00:00
임신을 했는데 시댁에서 기르던 고양이를 치우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는 경우를 본적이 있읍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이유 중에 '위생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설령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더라도 결혼해서 임신을 하게 되면 '위생상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지요.
질병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전염병이라고 한다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이러한 질병의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기생충 곰팡이 등등으로 저마다 고유의 질병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질병의 원인들이 때로는 직접 접촉에 의해서, 때로는 물이나 모기 등의 매개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이러한 병들이 종특이성(사람 병은 사람에게만, 개 병은 개에게만...)을 갖고 있는데, 가끔가다가 종특이성이 없이 이종간에도 전염이 되는 병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이 같이 걸릴 수 있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광견병은 모든 온혈동물이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 이지요..
인수공통전염병은 다시 사람에게 흔한 병으로 동물에게 옮길 수 있는 것과 동물에게 흔해서 사람에게 옮기는 병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중에서 우리와 가까이하고 있는 개나 고양이와 같이 걸릴 수 있는 병은 사실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걸려서 동물에게 옮기는 병으로는 결핵을 들 수 있습니다.
개나 고양이가 걸려서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병으로는 브루셀라(개)와 톡소프라즈마(고양이)병을 들 수 있는데...
브루셀라는 개에게는 유산의 원인이 되지만 사람이 이병에 걸리면 지중해열(또는 BANG'S DISEASE)이라고해서 열감기정도의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톡소프라즈마병은 고양이는 별 문제가 없지만 사람에게 감염되면 유산이나 기형아(수두증)를 낳게 된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다행이도 개와 고양이가 이병에 거릴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또 개와 고양이의 회충도 어린이(유차원생 이하의 나이)들에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사람과 개,고양이의 인수공통전염병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으므로 생략하도록 하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중에 '아! 그렇게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또 한편에서는 '그럼 우리 애들(개나 고양이)이 건강하면 문제가 없겠네..'하시는 현명한 분들도 계실 거구요...
그렇습니다.
애들이 건강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생길 수 없죠...
정기적인 건강검사나 기생충 구제를 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만일 모든 개나 고양이가 사람에게 무서운 병을 옮겨준다면 오늘날같이 그들이 반려동물로 자리잡았을까요? 아니지요...
하지만 만에 하나 우리 귀염둥이들이 그런 병에 걸린다면...
진정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해줄 것입니다.
그게 주인의 의무이기도하구요..
반려동물로서 개와 고양이는 우리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줍니다.
우리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편안한 잠자리와 먹을 것, 그리고 건강을 돌보아주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반려동물과 사람과의 관계를 Human-Animal Bond라고 하는데 HAB에서는 인간의 욕심보다는 사랑과 의무를 더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릇된 '위생관념' 때문에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강요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염병은 동종간에 전염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사람은 건강한지 안한지를 확인하고 만날 수는 없지만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은 건강한지 확인할 수도 있고 또 건강하게 기를 수도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끈끈한 유대와 그 유대가 끊어졌을 때 받을 수 있는 상실감과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이별보다는 건강하게 기르고자하는데 일조 하심이 어떠신지요?
특히, 수험생이나 임산부에게는 근거없는 강요보다는 마음의 안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